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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지난해 5월 부처님 오신 날, 통도사를 찾은 방문객들이 승용차에 치이는 참변을 당했다. 자그마치 13명을 잇달아 치는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때 수많은 인파를 뚫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부상자들을 구조한 이들이 바로 하북119안전센터(센터장 전상인) 소방관들이다.
김한걸 소방관은 “통도사를 찾은 수많은 방문객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돼 사고 현장까지 진입이 가장 큰 문제였죠. 결국 도로가 아닌 무풍한송길 옆 숲속으로 진입해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갔죠. 현장에 도착해 긴급히 해야 할 일은 부상 정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해 병원 이송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었어요. 피범벅이 돼 있는 부상자 곁에서 ‘내 가족부터 이송해 달라’고 울부짖는 가족들이 안타까웠지만, 아수라장이 된 현장 속에서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게 결국 저희 일이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상ㆍ하북면은 양산 대표 관광지다. 우리나라 3대 사찰인 통도사는 물론 내원사, 홍룡사 등 유명 사찰과 대규모 놀이시설 통도환타지아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천성산, 영축산 등 다양한 등산코스로 등산객도 끊이질 않는다. 더욱이 경남도립양산노인전문병원을 비롯한 요양병원 4곳과 요양시설 13곳도 있는 데다, 110여 곳이 넘는 축사ㆍ양계장 농가도 밀집해 있다.
이종문 팀장은 “하북119안전센터는 상ㆍ하북면(136.03㎢)이 담당지역으로 원동 다음으로 넓은 관할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재 또는 환자 발생 후 7분’이라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더욱이 일반적인 화재와 환자 이송 목적의 구급 출동 외에도 산악ㆍ수난 구조, 야생동물 구조, 가축 방역초소와 목재건물 관리 등 다양한 대상과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그 책임감이 막중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악구조는 매번 긴장의 연속이다. 구조자가 있는 곳까지 도착하기 위한 최단 거리를 찾는 일부터가 고난이다.
이채헌 소방관은 “구조 요청 때 신고자가 말한 곳을 위도ㆍ경도로 표시해 위치를 파악하지만, 임도나 등산로가 없는 경우가 많아 4~5시간씩 산을 타는 일도 비일비재해요. 특히 영축산은 등산로가 다양해 최단 거리를 찾는 초기 판단이 상당히 중요해요. 또 헬기 구조 때는 이ㆍ착륙이 가능하도록 인근 수목을 베어 장애물을 처리하는 일도 하죠. 모든 구조가 긴장의 연속이지만 산악구조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불가로 긴장의 끈을 절대 늦출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소방시설과 구조 환경이 많이 달라져 소방관이 ‘극한 직업’이기만 하다는 인식이 변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타인의 생명은 물론 소방관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방관들의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승욱 소방관은 “소방관은 슈퍼맨은 아니지만, 당장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슈퍼맨처럼 구조해 주길 원하죠. 그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체력 단련은 기본, 다양한 구조 기술을 익히고 훈련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모든 소방관이 이 같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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