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시민신문 |
지난 1일 방문한 RMHC는 외형부터 여느 병원 건물이나 집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거주 공간이라기 보다는 잘 지은 미술관이나 전시관 같았다. 입구 벽면에는 RMHC 개관을 도운 후원자들 명패가 붙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내소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직원 안내로 실내화를 갈아 신고 오른쪽으로 돌아서자 넓은 거실이 보였다. 10인용 소파와 작은 원탁 2개, 간단한 차를 곁들여 대화를 나눠도 좋을 장소였다.
안내를 따라 1층을 먼저 둘러봤다. 1층에는 거주 공간으로 2개의 방과 거실, 공용 주방, 어린이 쉼터가 보였다. 1층 밖 가운데에는 중앙정원이 있다. 중앙정원은 다양한 행사와 영화 상영 등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1층 방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격리가 필요한 환자와 가족을 위한 곳이다. 같은 1층이지만 복도에 문을 설치해 다른 공간과 경계를 구분한 이유다. 2개의 방은 2개 가정이 각각 이용한다. 방과 방 사이에는 주방이 있다. 2개 가정이 함께 사용하게 된다. 주방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있다. 요리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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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방 옆에는 2층으로 이동하기 위한 승강기와 계단이 있다. 승강기 역시 승강기 전문 업체 후원으로 만들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먼저 오른쪽에 넓은 공용 주방이 보인다. 6인용 식탁 3개와 4개의 개수대를 갖춘 곳이다. 냉장고가 들어올 자리는 아직 비어있지만 곧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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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공용주방 맞은편에는 8개의 방이 있다. 201호부터 206호까지는 침대가 1개 있는 작은 방이다. 작은 호텔방 정도 크기로 보호자와 환아 3명 정도가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7호와 208호는 복층이어서 공간이 넓었다. 4인 이상 가족이 이용할 공간이다. RMHC 내 모든 방에는 별도 욕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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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HC는 거주 공간이자 아이들(환아)에겐 놀이터다. 그리고 교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주 공간만큼 놀이방에 신경을 썼다. 아이들 교육을 위한 준비도 잘 돼 있다. 책방에는 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제공한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앞으로 병원학교와 같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다양한 행사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옥상에는 정원과 앞으로 텃밭으로 이용하게 될 꽃밭이 있다. 전망 좋은 옥상 속 작은 텃밭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질병의 고통을 이겨내고 예쁜 싹을 틔울 예정이다.
가전제품 물론 식자재까지 모두 무료
RMHC 거의 모든 시설은 후원을 통해 지어졌다. 한국 1호이자 크고 작은 정성을 모아 만든 RMHC 관리는 박온기 팀장과 4명의 직원이 맡는다. 처음이다 보니 부담도 크다는 박 팀장은 “이곳은 아이들이 단순히 쉬었다 가는 곳이 아니라 힐링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며 “질병은 병원에서 치료하겠지만 마음의 아픔은 우리(RMHC)가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MHC를 이용하는 환아와 가족들 역시 시설을 이용하는 데 아무런 부담 없이, 어떤 것도 신경 쓰지 말고 아이와 가족의 건강, ‘힐링’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도 아이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도와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RMHC 이용은 전액 무료다. 숙박뿐만 아니라 음식과 시설 모두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입주 가정은 부담 없이 오직 ‘치유’에만 전념하면 된다. RMHC 운영은 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 부산대어린이병원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꾸린 운영위원회가 입주자를 선정하고, 세부 사항을 규정한다. 입주는 최대 4주까지 가능하다. 첫 입주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