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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등학생이 펴낸 ‘너만 몰랐던 양산 이야기’ ..
교육

초등학생이 펴낸 ‘너만 몰랐던 양산 이야기’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12/18 10:27 수정 2018.12.18 10:27
가남초등학교 독서동아리 ‘책볕’
교육부, 책 쓰기 지원 사업 선정

전체 제작과정 아이들 손 거쳐
양산 역사ㆍ문화 기행문으로 엮어
양산 알리는 ‘지역화교재’ 발간
초등 3~4학년 수업자료로 활용

‘너만 몰랐던 양산 이야기’ 솔직한 책 제목에 뜨끔하다. 우리는 내 고장 양산의 역사와 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토착민보다 이주민이 월등히 많은 양산. 그래서 양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비교적 약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조차 잘 알고 있다.

가남초등학교(교장 신문옥) 아이들이 양산의 역사화 문화를 담은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양산 곳곳을 탐방해 기행문을 쓰고, 박물관이나 도서관에서 정보를 찾아 보고서를 만드는 등 제작과정 전반이 아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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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너만 몰랐던 양산 이야기’의 저자는 가남초 독서동아리 책볕이다. 책볕은 햇볕처럼 책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뜻으로, 5~6학년 12명의 아이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해 초 교육부 인문ㆍ책 쓰기 지원 사업에 선정돼 3월부터 책 쓰기 활동을 해온 것.

책볕 동아리는 지난해 추리소설, 창작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발간했다. 올해는 단순히 내가 쓰고 싶은 것이 아닌,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지역화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우리 고장 양산을 탐구하는 책을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지역화교재는 사회과 교과서가 담지 못하는 내용을 양산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활용하는 보조교재다.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교재인 셈이다. 물론 큰 틀은 동아리 담당 교사의 아이디어였지만, 세부 계획과 내용은 아이들이 정해 스스로 꾸려나갔다.

이현빈 학생은 “부산에서 전학 올 때 양산은 시골이라는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신도시와 기업체가 많은 큰 도시더라. 이번 책 쓰기 프로젝트가 내가 살고 있는 양산을 자세히 알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양산 관광 안내지도를 펼쳐 놓고 양산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역사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는 ▶1300년 역사의 영축산 통도사 ▶축제와 낭만이 있는 물금역, 원동역 ▶양산의 충신 박제상 ▶사과와 물의 마을 배내골 ▶모두 함께 신나게 가야진용신제 등 5가지 주제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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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박물관과 도서관에서 문헌정보를 찾은 후, 2~3인 1조로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마을 이장을 인터뷰하고, 문화해설사와 함께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모아 보고서와 기행문을 작성했다. 여러 번의 퇴고를 거쳐 드디어 187쪽 분량의 책을 완성했다.

박견영 학생은 “3ㆍ4학년 사회 시간에 양산을 알아보는 수업과 숙제를 할 때 자료가 없어 힘들었다. 인터넷에 나온 정보와 양산 관광 안내지도 정도였는데, 이마저도 너무 어렵게 적혀 있었다. 우리 후배들은 이 책으로 쉽고 편하게 양산을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책은 초등학생 사회수업 지역화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양산도서관과 양산시립도서관 등 지역도서관에도 비치된다.

가남초 사서교사인 황가순 동아리 담당교사는 “아이들이 글을 쓰는 과정은 많이 힘들어했지만, 결과물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보람 있어 했다. 이 책을 계기로 과거 외에도 양산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화교재가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남초에서 책을 쓰는 아이들은 독서동아리뿐만 아니다. ‘한 학급ㆍ한 학년당 한 책’을 넘어 ‘1인 1책’을 목표로 책 쓰기 교육활동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소심하고 고민 많은 열세살 일기’, ‘마음을 닮은 씨앗’, ‘책을 통한 생각하는 힘 기르기’ 등 일기, 수필, 시와 같이 장르를 넘어서 다채로운 책을 발간하고 있다.

신문옥 교장은 “책 쓰기는 인문 소양을 키우는 것은 물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오랜 고민의 결과물인 자신의 글을 보며 어엿한 저자가 된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남초의 책 쓰기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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