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병역 의무를 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신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청년이 있다. 뉴욕대학에서 경제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하대웅(24, 사진 왼쪽) 씨다.
하 씨는 양산 출신 기업인 임페리얼아트(주) 하덕만(사진 오른쪽) 대표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났음에도 자신을 당연히 한국 사람이라 생각했다.
“제게 미국 시민권이 있다고 해서 제가 미국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당연히 한국 사람이고, 그렇기에 군대에 가는 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거든요. 한국 남자면 누구나 가는 군대니까 당연한 일이었죠”
입대를 위해 귀국하고 자원입대를 신청하는 것도 일사천리였다. 육군, 해군, 의경 등 여러 곳 가운데 그가 선택한 곳은 해병대. 이왕이면 아무나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제대로 군 생활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원래 운동을 즐겼던 터라 체력도 자신 있었다. 그렇게 2016년 9월 입대해 지난 18일 제대한 하 씨는 부대 생활을 가끔 후회하기도 했으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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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에 자대 배치를 받고 기동대 보병 보직으로 군 생활을 하게 됐어요. 뭔가 만들고 수리하고 이런 쪽에 취미가 있는데 운 좋게 제 취미와도 맞는 보직을 받은 거죠”
하 씨는 자대에 인원도 많지 않아 다들 친하게 지내 군 생활이 괜찮았다고 했다. 다만 잠을 자지 않고 하루를 꼬박 넘겨 행군하는 일은 지금 생각해도 힘들었던 기억이라고 덧붙였다.
“군대 생활을 되돌아보면 처음엔 나만 뒤처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앞서가는 것만 같고 나만 여기 머물러 있는 그런 마음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순간도 저는 뭔가를 배우고 있었더라고요”
하 씨는 이제 8월 말이면 복학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 머무를지, 한국으로 돌아올지, 아니면 중국으로 갈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다만 어디서 있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잘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와 같은 선택지에 놓여있는 분이라면 저는 군대에 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하고 싶어요. 다녀오기 전의 저와 다녀온 후의 저는 많이 달라졌거든요”
하덕만 대표는 “부모 입장에서 걱정되기도 했지만, 잘 이겨내고 온 아들이 자랑스러울 따름”이라며 “건강하고 멋진 대한민국 남자로 성장한 아들이 잘 커 줘서 고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