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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고층 아파트 시대… 건물은 높아지지만 화재 대책은 바닥..
기획/특집

고층 아파트 시대… 건물은 높아지지만 화재 대책은 바닥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5/08 09:33 수정 2017.05.08 09:33
화재 진압 위한 고가 사다리차
최대 17층까지 밖에 접근 못 해

3만4천가구 18층 이상 아파트 거주
30층 이상 아파트 계속 증가 추세

초기 대응 어려워 대피 훈련 필요 시급
권고 수준 그쳐 주민 참여 사실상 전무
화재 참사 막기 위한 재난대책 필요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66층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고층 건축물이지만, 진화용 고가사다리 최고 접근 높이가 17층에 불과해 불을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건물, 특히 아파트는 높아지고 있으나 이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방장비로 인해 가장 안전해야 할 보금자리가 안전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상황. 이에 고층 건물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소방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하늘 높이 치솟는 ‘마천루’ 아파트 인기가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는 양산지역도 고층 아파트 비중이 늘어가고 있지만, 고가 사다리차 등 화재 진압 장비는 미흡해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건축법상 고층 건물은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120m 이상인 건물을 말한다. 현재 양산에 고층 건물로 분류되는 30층 이상 아파트는 3곳이지만, 30층 이상으로 건축 예정인 아파트만 10곳이 넘는다. 게다가 아파트 공급 증가에 따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양산은 전체 12만5천453가구 가운데 73.8%인 9만2천624가구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렇듯 고층 건물 시대가 열렸지만 소방장비는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기엔 역부족이다. 높은 건물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고가 사다리차가 늘어나는 고층 건물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양산에 보유한 고가 사다리차는 양산소방서와 웅상119안전센터가 각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저도 53m급 2대로, 아파트 17층 높이까지 밖에 되지 않는다. 



고가 사다리차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출동하더라도 최고 17층까지만 접근할 수 있어 더 높은 층에서 발생한 화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경남도소방본부에서 소방헬기 1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변 건물 충돌 우려와 기류 변화가 큰 고층 건물 주변에서 활용하기엔 위험성이 높아 실제 화재 현장 투입은 어렵다.


양산만 하더라도 18층 이상 아파트가 전체 공동주택 37.04%인 3만4천305가구가 18층 이상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안전 사각지대’인 것이다. 


그나마 30층 이상인 건물은 건축법에 따라 한 층을 통째로 비워 재난 때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안전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현재 양산 내 건축된 아파트들은 29층 이하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따라서 고층 아파트는 초기 진화에 실패할 경우 큰 위험에 노출되지만 건물 자체 방재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대피 훈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소방 인력이나 장비로는 빠른 대응이 어려운 만큼 예방과 초기 진화와 대피 훈련이 절실하다. 주민이 중심이 돼 불이 나기 전 미리 진화 시설 파악과 사용법을 익히면 초기 대응이 어느 때 보다 빨라지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에 제연설비가 갖춰져 있는 특별피난계단이 마련돼 있는 만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대피 훈련 진행과 이에 대한 주민 참여는 권고에 그치는 상황이다.


양산시는 “고층 화재에 대해서는 예방과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피 훈련은 고층 건물을 관리하는 자체 소방대와 주민이 자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산소방서는 “고층 아파트 화재에 대한 초기 대응 능력은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익혀야 하는 만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고층 건물은 화재 발생 때 자체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주민은 피난안전구역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되 아래층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 옥상으로 대피하라고 하고 있다.



‘고층 건물에서 화재 발생 시 대피요령’으로는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 탈출할 때 반드시 문을 닫고 나올 것 ▶닫힌 문을 열 때 손등으로 온도를 확인할 것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한 경우 밖으로 통하는 창문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구조를 기다릴 것 ▶방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틈을 커튼으로 막을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위급할 때는 화장실로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장실은 출입문을 제외하고 모든 벽면이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로 이뤄져 있다. 수돗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화염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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