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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웅상 대규모 개발사업에 묻혀 홀로 방치된 느낌이다”..
기획/특집

“웅상 대규모 개발사업에 묻혀 홀로 방치된 느낌이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1/10 10:23 수정 2017.01.17 10:23
소주동 주남마을

342세대, 688명 주민 사는 자연마을
마을 위로 영산대, 아래로 소주공단

협소한 도로, 쌍방향 통행 불가능
소방로 없어 도시가스 설치 못해

수년 째 방치돼 있는 수로 탓에
비만 오면 마을 곳곳 침수 피해

쓰러진 전봇대, 을씨년스런 빈집
“최소한 생활여건만 만들어 달라”

웅상지역 발전 시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택지개발사업이 봇물을 이루고, 이에 발맞춰 대단지 아파트 건설과 산업단지 조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구 10만명 시대도 코앞에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묻혀, 무관심 혹은 방치로 세상 관심 밖에 머물러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도심 속 낙후마을이다. 도시개발이라는 밝은 빛 너머 어두운 그늘에 가려져 있는 웅상지역 낙후마을을 찾아 나섰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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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된 마을은 이렇게 홀대 하고, 신설 아파트에만 온갖 예산을 지원하니 너무 억울한 일 아니겠습니까?


주남마을 고충처리 추진위원회에서 양산시청과 양산시의회,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탄원서 내용이다.
소주동 주남마을 홍현곤 통장은 “인근 공단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우리 마을은 고립된 외딴 섬 같은 느낌”이라며 “웅상지역에서도 가장 낙후된 마을로, 제발 주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 생활여건만 만들어 달라”고 하소연했다.


주남마을은 342세대, 688명 주민이 살고 있는 소주동 자연마을이다. 전반적으로 마을이 높은 지대에 있고 아래쪽으로 소주공단이, 위쪽으로 영산대학교가 있다.















↑↑ 마을 내 도로가 좁아 쌍방향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
ⓒ 양산시민신문



마을 주민이 가장 먼저 고충을 토로하는 것이 도로다. 마을 순환도로는 고사하고 마을 진입도로는 물론 마을 안길조차 너무 협소하고 열악하다는 것. 실제 쌍방향 주행이 불가능하고 서로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없어 차량 운행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협소한 도로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데다, 도시가스 설치도 할 수 없는 처지다.

















↑↑ 수로 정비가 수년 째 되지 않아 비만 오면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또 상습 수해를 유발하는 수로도 빼놓을 수 없다. 천성산 계곡을 따라 개설돼 있는 수로가 수년째 방치돼 있어 제대로 물 빠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로 옹벽은 노후화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고, 홍수와 태풍 등에 쓸려 내려온 토사와 쓰러진 나무가 수로 곳곳을 틀어막고 있다. 아직도 태풍 차바 때 할퀴고 간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아 있었다.















↑↑ 쓰러진 전봇대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 양산시민신문



언제 쓰러졌는지 알 수도 없는 전봇대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전기누전 방지 작업만 해놓고 복구는 하세월이다. 마을 곳곳에 빈집도 눈에 띈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과 깨진 기왓장도 어지러이 널려 있다.


주남마을 고충처리 추진위원회 김종규 추진위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최소한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바로 물, 불, 도로다. 주남마을도 세금을 내는 양산시민이 살아가는 곳인데 이다지도 행정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22년 전 주남마을에 터를 잡았을 때와 비교해 보면 마치 이 마을은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 같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근 공단과 아파트 모습과 참 대비되는 씁쓸한 풍경”이라고 말했다.

















↑↑ 을씨년스런 빈집이 마을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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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마을 주민들은 33만㎡ 가량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웅상지역 농경지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농업문화가 남아있는 집성촌인 셈이다. 그렇다고 인근 공단 조성 등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염되는 환경 탓에 마을을 떠나고 싶다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농업과 공업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생활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유일한 목소리다.


3대째 주남마을에 살고 있는 이정석(71) 씨는 “젊은 사람은 모두 도심으로 나가고 나이 많은 주민들만 남아 여전히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소박한 마을”이라며 “인근 주진마을처럼 택지개발이니 도시개발이니 하며 마을 전체를 이주시키는 개발 계획은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낡고 허름한 환경에 시민을 방치해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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