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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름과 뜨겁게 싸우는 사람들
“남들 피서 갈 때 피서객 맞아요”

안창민 기자 ijcenter@ysnews.co.kr 입력 2013/08/13 09:34 수정 2013.08.13 09:34
➀ 대운산자연휴양림 관리소




낮 최고 기온이 38℃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가지만 휴가를 반납하고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피서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성수기 맞은 휴양림, 관리소는 비상

대운산자연휴양림은 하덕수 관리소장(사진)을 비롯해 안경찬 주임, 박석훈 대리 등 정규직 3명과 기간제 6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수기 기간제 3명을 추가로 고용해 운영 중이지만 바쁜 업무에 눈코 뜰 새가 없다.

직원들은 휴양림 내 객실과 야영장 등 시설운영과 관리에 땀이 흐르는 줄 모르고 업무 삼매경이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문의 전화와 휴양림 순찰, 객실 정리 및 야영지 청소 등 손발이 4개라도 모지랄 지경이다.

야간 근무자의 경우 다음날 오후 2시까지 근무지만 최근에는 3~4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무려 3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원들 모두 이달 들어 하루도 쉬지 못했다.

쉬는 것은 고사하고 그나마 업무 후 집에 들어가면 나은 편이라고 말하는 하덕수 소장은 “야간 근무로 피곤해도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면 쉽게 집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관리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일어나 업무를 돕느라 일주일에 집에 가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9월 정식 개장한 대운산자연휴양림은 양산의 대표적인 피서지다. 개장 후 쭉 양산시에서 운영하다 지난 5월 1일부터 양산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을 맡았다.

처음 휴양림에 배치 받았을 때 직원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휴양림에 대한 지식이나 운영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하덕수 소장을 중심으로 틈틈이 타 지역 휴양림의 모범 사례를 스크랩해 공부하면서 방문객들의 에로사항을 개선시키는데 집중했다. 이는 곧 휴양림에 대한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현재 관리 인원이 휴양림을 맡고 난 후 야영장 이용객과 숙박시설 이용객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8%, 14% 증가했다.

불편 해결 못할 땐 미안한 마음 뿐

이처럼 휴양림의 편의를 위해 뛰어다니는 이들이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이용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도 현실적인 여건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휴양림은 오직 지하수에만 의존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휴양림 입구부터 1km에 이르는 진입로 구간이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폭이 좁아 사고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주말이나 성수기처럼 차가 몰릴 때는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냉방기 추가 설치도 시급한 실정이다. 휴양림 객실에 선풍기만 설치돼 있어 피서를 즐기러 온 이용객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취재 당일에도 2박 3일간 객실을 예약한 일행이 더위를 참지 못해 환불을 요구했다.

하 소장은 “즐겁게 피서를 즐기러 온 이용객들이 더위 때문에 휴양림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관리하는 입장에서 너무 죄송하고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자부심과 보람으로 피서객 맡을 것


이처럼 녹록치 못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인터뷰 하는 내내 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휴양림에 대한 자부심이 이들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하 소장은 “휴일도 없이 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용객들이 우리가 최선을 다해 가꾼 휴양림에 만족하고 이용해 주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일이 고되고 힘들 때에도 이용객들이 건네는 작은 인사 한마디에 모든 걸 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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