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운동 위해 타지로 떠나는 아이들
..
문화

운동 위해 타지로 떠나는 아이들

안창민 기자 ijcenter@ysnews.co.kr 입력 2013/08/13 09:23 수정 2013.08.13 09:23
양산지역 고교 엘리트 체육 육성 - 上




최근 양산의 학교 엘리트 체육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야구는 전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며 축구를 비롯한 여타 종목 역시 전국대회에서 심심찮게 순위에 들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계속 양산에서 운동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중학생 선수의 경우 지역에 고등학교 운동부가 없어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타지역으로 떠나야한다. 이에 시가 최근 엘리트 체육인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가운데 양산지역 고교 엘리트 육성의 필요성과 향후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원동중학교 야구부 창단 멤버인 이아무개 군. 이 군은 그러나 졸업을 앞두고 원동중을 떠나야 한다. 양산지역에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야구를 비롯한 모든 중학생 운동선수들이 타 광역지자체 고교팀으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졸업 전에 해당 지역 중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

그러나 이 군은 자신을 지금까지 키워준 원동중학교에서 꼭 졸업하고 싶다. 이 군 말고도 모든 3학년 선수들이 같은 마음이다.

이 군은 최근 전국대회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 멤버 그대로 올라가서 꼭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해왔던 김아무개 군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이제는 운동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놓였다. 지역에 고등학교 축구부가 없어 타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지만 한 해 2천만원 이상 드는 생활비를 감당할 여력이 김 군 가족에게는 없다. 사실상 운동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에 고등학교 엘리트 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아 중학교 때까지 운동을 하던 학생들이 고교 진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는 등 인재유출이 심각한 실정이다. 더구나 개인사정상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사실상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현재 양산지역 고등학교는 총 11곳으로 이중 운동부를 운영하는 곳은 5곳, 5종목에 불과하다. 8곳에서 7종목을 운영하는 초등학교와 12곳에서 10종목을 운영하는 중학교에 비해 수가 부족하다.

특히 축구, 야구, 볼링, 레슬링, 유도 등 5개 종목은 중학교 운동부는 있지만 고등학교 운동부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학교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으로 진학하는 수밖에 없다. 아니면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고교 진학 위해 타지로 전학
양산이 키운 선수 의미 퇴색

중학교 선수가 타 광역지자체 고등학교로 진학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졸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졸업 전 해당지역 중학교로의 전학은 필수다. 선수 입장에서는 ‘모교’가 바뀌고 학교 입장에서는 자랑스런 동문이 사라지는 셈이다.

양산시야구협회 이현우 사무국장은 “원동중 야구부 같은 경우 선수는 그동안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쌓아온 추억이 있는 모교의 졸업장을 받지 못한다”며 “선수를 기른 학교 입장에서는 자랑스런 동문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명문의 기준은 우승경력도 우승경력이지만 우수한 선수를 얼마나 배출했느냐도 중요한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선수가 프로로 데뷔해도 프로필에는 원동중이 아닌 전혀 엉뚱한 학교가 나와 원동중의 의미는 퇴색돼버리고 만다”고 현 실태를 토로했다.

인재의 외부유출은 양산시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다. 한 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학교 운동부를 육성해도 수혜는 전혀 엉뚱한데서 받는 것이다.

외부로 진학해도 적응 힘들어
일반고교로 재진학 경우 많아

앞서 이아무개 선수처럼 가정형편상 집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나 가족 곁을 떠나길 원하지 않는 경우 하는 수 없이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양산중학교 축구부 최건택 감독은 “양산지역에 고교 축구팀이 없다보니 축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지만 이에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한해 졸업생 중 1~2명 정도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 타 지역으로 진학하지 못하고 축구를 그만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더라도 적응을 하지 못하고 운동을 그만 두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학교에서부터 어울린 동료들 사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주전경쟁이 필요한 종목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양산시축구협회 김한수 전무이사는 “양산이 키운 인재가 타 지역에서 적응을 못해 운동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양산에서 스포츠인으로 꿈을 키워가는 인재들이 마음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고교팀 설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