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아웅산악회를 만나고 나서 제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아웅산악회 등반팀 최고령자인 구정자(54, 소주동, 사진 오른쪽 세번째) 씨는 아웅산악회를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산을 배우는 교실”이라고 설명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기자는 의미의 ‘아웅산악회(회장 이춘환)’는 지난 2004년 4월 4일 진정한 ‘산꾼’의 모임을 목표로 시작된 산악회다. 그래서 단순한 산행 외에 암벽등반이나 종주산행을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정회원은 25명으로 10여년 동안 250여회 산행을 완주한 베테랑 동호회다.
아웅산악회의 산에 대한 인식은 그 어느 산악회보다 특별하다. 산악회 설립 취지가 ‘산이 주가 되는 동호회를 만들자’인만큼 산악회 활동의 중심은 오로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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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창립 10년차를 맞이했지만 소수인원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 때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해 일반회원을 늘리고 가이드 산행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동호회 내에 ‘노는 분위기’가 퍼졌다. 그러나 이는 아웅산악회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다시 가이드 산행을 내려놓고 정예 회원들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아웅산악회에 가입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3개월간의 ‘수습’기간 동안 산에 대한 열정만 보여주면 된다.
이 회장은 “우리 동호회는 가입 시 직업, 나이, 고향 등은 일체 물어보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저 ‘산을 좋아하는 마음’ 그것 한 가지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산에 대한 애정은 그들의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아웅산악회는 매년 6월 회비를 모아 쓰레기봉투를 직접 마련해 청소 산행을 실시하는 등 환경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등산객에 대한 유명한 말 중에 ‘진정한 등산가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며 “평소에도 해야 할 일인데 어떤 행사 이름을 붙여 한다는 것이 다소 부끄럽다”고 말했다.
아웅산악회는 매년 초 1년간의 산행계획을 미리 세워놓기 때문에 각각의 산행은 저마다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각 계절의 절정기에는 계절테마로 봄철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유명한 산을 오르며 이 외에 명승지 탐방이나 국립공원 탐방, 지역별 가장 높은 산 탐방 등 다양한 테마가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웅산악회원들이 매월 첫째 주 일요일만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이 회장은 “언제나 ‘산이 좋다’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었기에 지난 10여년간 별 탈 없이 아웅산악회가 유지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등산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레저이자 학문이지만 등산을 통해 그 어떤 것이라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추천할만한 스포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