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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2 지방선거 유권자 간담회 <교육>
“교육도시 되려면 교육시장 필요하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26호 입력 2010/04/13 09:59 수정 2010.04.13 09:58




ⓒ 양산시민신문


교육문제는 우리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학부모든 학부모가 아니든 모든 사람들은 교육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표명한다. 매번 선거마다 ‘교육’이 화두가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 분야의 공약은 가장 달콤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 유권자 간담회 두 번째 시간으로 양산교육을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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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본사 편집국장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입안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지역에서 이같은 교육정책의 방향이나 큰 틀을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양산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장과 지역의원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또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고 양산지역 맞춤형 정책을 만들자는 의미로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 김규환 양산대학 교수 “우수고교는 스카이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아닌 중위권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다”
ⓒ 양산시민신문
김규환  지역에서 인구유입 효과가 큰 것은 단연 교육이다. 사천시의 경우 기계ㆍ금속 관련 업체를 대거 유치하고 있지만 인구수는 여전히 답보상태이다. 하지만 진주시는 교육 하나로 인구유입은 물론 교육도시라는 이미지까지 드높혔다. 양산의 발전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아울러 교육하기 좋은 도시가 돼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경진  지역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와 신뢰는 결국 고등학교로 귀결된다. 고등학교가 흔들리면 지역교육에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다. 고등학교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교육자 스스로 노력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지자체가 이들의 노력을 관심과 애착을 갖고 지켜봐주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강창대  양산의 교육환경은 늘 비교 당한다. 교육의 복지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에 비교하고, 경남의 교육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부경남과도 늘 경쟁해야하는 안타까운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비교만 하지 말고 양산이 진짜 필요한, 양산에 꼭 맞는 교육사업과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전문계 고교 이제는 설립할 때


 
↑↑ 김경진 물금고등학교 교장 “우수교사의 유출을 막기 위해 교사들의 복지증진사업에 지자체가 힘을 보태줘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박인태  양산의 경제성장 속도를 교육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 1957~59년생이 학교를 다닐 시절 중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1개반이 모조리 빠져나갈 정도로 부산이나 울산으로 이사를 가곤 했다. 물론 교육 때문이었다. 그런데 4~50년이 지나도 그때와 다름없이 학생들이 유출되고 있는 현실이 실로 안타깝다.


심명순  양산은 흔히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갈 학교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마저도 갈 수­ 있는 학교가 없다. 음악이나 체육을 잘하는 학생,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양산을 떠나고 있다는 말이다. 학생들의 유출은 결국 갈만한 학교가 없다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김규환  그렇다. 양산지역에 전문계 고교의 필요성은 여러번 제기됐지만 여전히 공허한 외침으로만 그치고 있다. 지난해 양산지역 중학생 가운데 타지역 전문계고교로 진학한 학생은 470여명이 이른다.


윤지선  생활권이 부산ㆍ울산인 웅상지역 역시 학생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양산을 조금만 벗어나면 학업성적은 물론 예체능교육, 인성교육,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특성화 고교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선택의 폭이 좁은 양산에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학업우수학생 육성 위한 특별반 운영


↑↑ 박인태 양산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교육경비보조금을 시설개선 아닌 학력향상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도록 하자”
ⓒ 양산시민신문
박성진  교육이 학업성적을 높이는 역할만 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교육의 질을 평가할 때 성적우수학생이 어느 정도 육성되는지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양산에서 우수학생을 좀 더 많이 배출해 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김경진  학력수준이 낮은 이유를 설문조사한 내용을 보면 ‘학생들의 낮은 학습동기’가 첫 번째이고 ‘교사역량 부족’, ‘우수특성화학교 부재’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학생들의 학습동기는 결국 학교 분위기가 좌우한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가고 싶은 학교에 갔을 때 자연히 자기의 본분에 충실하게 되는 것이다. 가고 싶은 학교 만드는 일에 지자체와 교육계가 합심해야 한다.


박인태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양산시가 일선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더 이상 급식소 장판을 바꾸거나 복도 페인트칠을 하는데 보조금을 쓰지 말고 학력향상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하자.


강창대  서울대 진학률을 보고 학교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육을 바라보는 기준을 좀 더 넓혀보자. 똑같은 기준으로 똑같은 교육을 하고 똑같은 결과를 낸다면 그것은 학교가 아닌 공장이나 다름없다. 학업우수학생을 위한 정책은 그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육성하고, 나머지 학교는 학교마다의 특성을 가진 또 다른 명문고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장학재단 나눠주기식 사업 개선돼야


 
↑↑ 심명순 양산시학부모연합회 회장 “인재육성장학재단은 큰 의미없는 장학금은 줄이고 효율적인 기금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박성진  올해 초 교육정책토론회에서 나왔던 ‘인재육성특별반’ 운영이 좋은 방안이라 사려된다. 방과후수업의 일환으로 학교별로 우수인재를 뽑고, 또 우수교사를 뽑아 양산지역 대표 특별반을 꾸리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떡잎이 남다른’ 학생에 대한 특별과외를 공교육에서 담당해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도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게 하자는 것으로 서울 서대문구에서 시도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사업이다.


심명순  인재육성장학재단 역할도 중요하다. 나눠주기식의 장학금 지급은 작은 동기부여는 될지 몰라도 이름처럼 ‘인재육성’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의미없는 장학금은 줄이고 좀 더 효율적인 기금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규환  우수대학진학이나 사법고시합격생 장학금은 진정으로 필요한 장학사업인지 묻고 싶다.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우수대학을 진학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했다면 지역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에 특별장학금을 줄 수는 있지만, 무조건 우수대학에 진학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고 장학금을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


↑↑ 강창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양산지회 지회장 “부산, 울산, 서부경남과 비교만 하려하지 말고 양산에 꼭 맞는 교육사업과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강창대  일시적인 장학금 지급 사업은 효과가 없다. 소수의 학생이 대상일지라도 초ㆍ중ㆍ고 과정 모두를 데이터화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사업이어야 한다. 인재를 육성하고 그 인재가 애향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짜 장학사업이라 생각한다.


김경진  김해시의 경우 매년 5명씩 우수교사를 선정해 해외선진지 견학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단순한 동기부여일지라도 지자체가 교사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사업으로, 양산시 역시 교사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줬으면 한다.


시와 교육청 유기적 협조체제 필요


박성진  마지막으로 유권자로서 차기 지자체장이나 지역의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윤지선 서창중학교 학부모회 회장 “전문계고 등 특성화고교 설립으로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윤지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했으면 한다. 원어민교사와 영어거점학교, 영어체험캠프 등 영어 관련 다양한 사업을 시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어떤 사업은 있으나마나 할 정도로 활용도가 낮다.


박인태  양산교육의 관계 기관이라고 하면 결국 교육청과 시청이다. 두 기관간 유기적 공조체제가 마련돼야 양산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은 시청 사업, 이것은 교육청 사업이라고 선을 긋지 말고 ‘교육은 우리 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김규환  진짜 우수학교는 스카이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는 학교가 아니라 중위권학생들을 우수지방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고교에 대한 평가 메뉴얼을 만들어 우수학생이 많이 들어가 성적을 내는 학교가 아닌 인풋보다는 아웃풋이 좋은 학교에 대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줬으면 한다.


김경진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두 딸의 교육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훌륭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듯, 교육도시가 되려면 교육시장이 있어야 한다. 교육시장이 돼달라.


대담_박성진 편집국장 park55@ysnews.co.kr
정리_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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