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시민신문
누가 여성을 정치에 소극적이라고 했나. 더 이상 여성들이 선거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보육과 교육 그리고 경제력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문제임을 인정해야 한다.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을 둘러싼 삶의 조건들을 하나하나 바꾸어 갈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6.2 지방선거 유권자 간담회 첫 시간으로 ‘이제는 여성을 정치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외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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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본사 편집국장 여성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희망하는 정책이나 바라고자 하는 바를 이번 선거를 통해 이뤄나가자는 의미에서 이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여성이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바람직한 지역사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말해보자.
도말순 두말할 나위 없이 여성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정치에서 늘 소외돼 왔던 여성이지만 이번 선거는 지방의회 지역구 여성의무공천제를 통해 여성의 정치참여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게 사실이다. 또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양산YWCA의 슬로건인 ‘여성이 만드는 건강한 세상’처럼 환경정책의 활성화로 땅과 생명을 살리는 지역사회 만들기에도 노력해 줬으면 한다. ↑↑ 도말순 “선거 후에 여성단체가 연합해 지자체장이나 지역의원의 공약실천 여부나 활동사항을 평가하는 기구 만들자 ” ⓒ 양산시민신문
이지연 여성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의 대부분은 결혼보다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을 하기 위해 먼 이국땅을 찾고 있다. 자신의 나라에서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많지만 여전히 지역사회는 그들을 한국음식 배우기, 노래자랑 등 이벤트성 행사에 들러리 세우고는 충분히 도와주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들이 노동으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노력해야 한다.
황은희 적재적소에 예산을 잘 활용하는 지역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어차피 한정된 지자체 예산으로 수많은 정책을 펼치려면 그 정책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이 아닌 의지에 따라 정책실현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자체장의 정책이나 공약은 절대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주민들의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전체 서민들의 경제수준을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가 바로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줬으면 한다.
최순희 정치 참여가 활성화돼야 한다. 투표율을 높이지 못하면 지역사회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현실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 때문에 선거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현재 다수의 양산여성들이 희망하는 현실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는 여성직업창구 역할을 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공공일자리는 여성 배려해야
박성진 현재 여성복지센터와 각 읍ㆍ면ㆍ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를 펼치고 있지만, 여유로운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취미생활 정도로 활용되는 게 사실이다. 절박하게 일자리를 원하는 지역여성들을 위해 전문성 교육을 실시한다든지 일자리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황은희 여성복지회관 내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역할을 좀 더 확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읍ㆍ면ㆍ동별 주민자치센터에서도 여성인력개발을 위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정보제공이 아닌 구인과 구직을 알선해주는 센터 역할까지 해야 한다.
이지연 제3의 일자리라고 불리는 돌봄 영역에 대한 일자리를 지역사회가 앞장서서 발굴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희망근로사업을 펼치는데 있어 가사도우미 등 여성에게 강점이 되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줘야 한다. ↑↑ 이지연 “제3의 일자리로 불리는 돌봄영역에 대한 일자리는 누구보다도 지역사회가 앞장서서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도말순 여성 스스로가 일자리에 대한 편견이 없는지 자문해 볼 필요도 있다. 가사도우미와 요양보호사 등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있지만 여성들이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사장되고 있는 여성 라이센스가 많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절박하게 일자리가 필요한 여성이라면 무엇이든이 일하려는 자세가 우선돼야 하고, 그것을 통해 경력과 전문성을 쌓아 발전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황은희 하지만 일의 질에 비해 형편없는 임금을 주는 여성 일자리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아이의 양육과 보육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 것을 어찌 비난할 수 있겠는가. 사적영역인 일반 회사는 어쩔 수 없더라도 사회공공서비스 측면에서 공공의 일자리는 여성들의 여건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순희 그런 의미에서 워킹맘들이 출산과 육아를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출산대책인력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 지역에서 대체인력만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파견하는 출산대책인력센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지연 여성인권과 일자리, 다양한 정책 등을 요구하는데 있어 헛구호로 그치지 않으려면 양성평등제도를 조례화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은 행복지수가 상당히 높은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모든 영역에서 40(여):60(남)의 기준으로 양성평등을 실천해 경제적 발전까지 이뤘다. 공적영역에서 양성평등을 먼저 실천해야 시장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당선 이후 활동 평가기회 갖자
박성진 이를 위해서는 여성단체를 비롯해 시민단체들이 지역사회에서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해줘야 한다. 지역언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함께 사고하고 행동해 나갈 파트너가 필요한데 양산지역에서 NGO 역할을 올곧게 해줄 시민단체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도말순 여성단체가 연합해 필요시 지자체장이나 지역의원의 공약실천 여부나 활동사항을 평가하는 기회를 만들어봄직 하다. 지금까지 평가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평가메뉴얼도 만들고, 언론이 중재역할을 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자. ↑↑ 황은희 “일반회사는 어쩔수 없더라도 사회서비스측면에서 공공일자리는 여성들의 여건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 양산시민신문
이지연 제대로된 평가를 위해서는 여성단체 스스로 자생력과 힘을 키워야 한다. 몇 해 전 시가 <양산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안>을 제정키 위해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접해 외국인노동자의집 등에서 발빠르게 대응한 적이 있다. 위원 구성에 이주민대표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 이것이 반영됐다.
황은희 서민들이 흔히 정치를 못한다고 얘기하는 것을 정치인들이 괜한 볼멘소리로 듣곤 한다. 이 말은 정치 속에 서민들이 배제되고 소외되기 때문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소시민의 경제를 죽이는 정책을 펼치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서민은 통치대상이 아니라 정치동반자라는 생각을 반드시 해줬으면 한다.
영혼이 있는 정치인 기대
박성진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 지자체장이나 지역의원이 되었으면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자. 또 그들에게 바라는 점 한가지가 있다면. ↑↑ 최순희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정보공유가 가능한 여성직업창구 역할을 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가 필요하다” ⓒ 양산시민신문
도말순 개인적으로 이제는 역동적인 양산에는 역동적인 인물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혁신적이고 참신한 공약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바라는 점은 여성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치해 주면 좋겠다.
이지연 흔히들 환자를 돌보는 사람, 교육을 하는 사람, 정치를 하는 사람은 영혼이 있어야 된다고 한다. 영혼이 있는 사람이 열정이 있듯이 영혼이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폭력피해여성들의 유일한 공간인 쉼터를 좀 더 확충했으면 한다. 물론 청소년을 위한 쉼터도 없는 실정이다.
황은희 25만 양산시민을 동반자로 생각하는,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당장 실천해 주었으면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읍ㆍ면ㆍ동마다 보육과 교육을 함께 담당하는 다목적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해 달라는 것이다.
최순희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양산을 이끌어줬으면 한다. 그래서 양산시민행복의 날을 만들어 화합하고 함께 즐기는 시민들을 위한 축제를 펼쳐줬으면 좋겠다.
대담_박성진 편집국장 park55@ysnews.co.kr
정리_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