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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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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기어오르고 매달리고 올라타 보면 이름과 잎과 껍질의 거칠기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을, 자연과 숲을 멀리서 조심스레 관찰하는 희귀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존의 교육방식을 탈피하자는 것. 그것이 바로 용연초가 추구하고 있는 녹색교육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친구되기
11년 전통을 자랑하는 ‘용연 벚꽃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마을축제로 발돋움한 벚꽃축제는 용연초의 자랑인 100년 수령 노거수 벚꽃나무가 만들어준 큰 선물이다.
용연초는 벚꽃축제를 단순히 놀고, 즐기는 축제로 보내지 않는다. 자연이 있고,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는 이 자리 역시 교육현장이라는 것. 벚꽃나무 아래서 가족 소원등을 만들고, 가족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가족애와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또 하나의 교육이라고.
자연 속 녹색교육 현장은 야생화 동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붓꽃, 초롱꽃, 산국 등 야생화 80여종으로 둘러싸여 있는 야생화 동산에서는 ‘들꽃 바로 알기’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하원태 교감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꽃을 직접 키워보며 야생화와 친밀해지는 경험 속에서 아이들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며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학생들은 자연현상을 관찰하게 되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과학이나 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7월과 12월에는 들꽃박사를 뽑는 들꽃 퀴즈대회도 열려, 동기유발은 물론 탐구능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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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학교숲
용연초의 녹색교육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올해 도교육청 학교숲가꾸기 사업에 선정돼 2년간 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교육적으로 활용하자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우선 나무숲을 가로 지르는 오솔길을 만들 예정이다. 쉬는 시간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대신, 숲 속 놀이터로 뛰어나와 자연스럽게 숲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향긋한 꽃향기를 맡으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의 정서순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또 전교생 ‘내 나무 갖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자신이 키우던 꽃과 나무 묘종 등을 가져와 학교 화단 곳곳에 직접 심으며, 녹색학교 만들기에 모두가 동참한다는 것.
신홍재 교장은 “다 자란 큰 나무를 심으면 우선 보기에는 풍요롭지만 교육적 효과는 없다”며 “내가 심은 묘종에서 새봄에 싹이 돋고, 푸른 잎이 자라고, 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연 그 자체를 저절로 깨닫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100년 수령의 노거수 벚꽃나무와 야생화 동산 그리고 아이들의 꿈과 함께 자라는 나무들이 어우러질 용연초의 학교숲이 기대된다.
도자기 교실 “학교 가마에서 직접 구워요”
용연초 아이들은 요즘 도자기 굽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연필꽂이도 만들고 그릇도 만들고, 모양도 내멋대로 색깔도 내멋대로 내가 직접 만든 생활도자기가 자랑스럽고 신기하기만 하다.
양산지역 대표적 예술가인 사기장 신한균 선생은 물론 도예공방이 많은 하북면에 위치한 용연초는 내고장 사랑을 실천하는 교육활동으로 도자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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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습장은 찰흙을 빚어 말리고 교실 뒤켠에 전시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기존의 미술학습에서 벗어나, 흙을 빚고 유약을 발라 가마에 굽어 그 자리에서 완성작품을 만드는 진짜 생활미술을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학교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도자기 가마로 학습장은 이미 인기교실이 돼 버렸다. 학생들의 방과후활동은 물론 학부모, 교사 그리고 타학교 학생들의 체험공간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남다른 환경에서 진행되는 도자기 교실의 실력을 인정받은 용연초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양산시평생학습 축제에 체험부스를 운영, 시민들에게 도예체험의 기회도 제공했다.
인/터/뷰/>> 신홍재 교장
“꿈은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갖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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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용연초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 신홍재 교장은 용연초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가지는 교육적 효과에 대해 자신했다. 이제 첫 단추를 꿴 ‘학교숲가꾸기’ 역시 이 같은 교육적 활용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직접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생태적인 공간으로 성장할 학교숲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한 숲에서 키운 상상력은 건전한 미래세대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 교장은 독서교육, 창의성교육 등 모든 교육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꿈을 갖게 하는 교육’임을 강조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공부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초등교육의 시작이라고.
같은 맥락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적 소양을 길러줄 수 있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다양성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신 교장은 컴퓨터 교실 외에 도자기 교실, 바이올린 교실 등을 개설했다.
“아이들에게 꿈은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되어라’가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일깨워 주고 스스로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