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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끄러운 교복시장, 뒷짐진 학교..
교육

시끄러운 교복시장, 뒷짐진 학교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68호 입력 2009/02/17 15:26 수정 2009.02.17 03:34
치솟은 교복값, 업체 과열경쟁…학부모 한숨

학교는 수수방관, 교복공동구매 오히려 줄어

보다 못한 사회단체 교복물려주기 운동 추진

새 학기를 앞두고 최근 교복시장이 너무 시끄럽다.
교복 값이 15~20% 가량 뛰자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울상인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ㆍ경북지역에서는 대형 교복업체들이 변형된 교복 판매 등 불법행위를 하는데도 대구ㆍ경북 교육감들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검찰에 고소하는가 하면, 서울의 한 지역에서는 비싼 교복을 학교에서 강매했다며 해당 고교에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교복값 30만원 호가
교복업체 과열 경쟁


애물단지 교복, 양산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판매 중인 교복 가격을 살펴보면 A고교 여학생 기준 교복 값이 27만원으로, 블라우스와 바지를 포함하면 30만원이 훌쩍 넘어 성인 정장 값보다 비싸다. 지난해에는 연예인 브로마이드, 가방, 가디건, 후드T 등 사은품이 교복 가격을 올렸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올해는 허리부분에 라인을 넣거나, 안감을 바꾸고, 주머니를 더 만드는 등 일명 '변형 교복'이 교복 값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교복 대리점들의 도를 넘어선 판촉 행위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거나 교복을 무료로 제공하고 홍보를 부탁하는 일은 일반적인 판촉활동이 돼 버린지 오래고, 이제는 학부모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거나 학교에 직접 로비도 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난달 16일 중학교 배정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같은 학교 학부모라며 낯선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와 '교복 잔고가 얼마남지 않아 입학식에 맞춰 교복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며 특정 교복 브랜드에 갈 것을 강요했다"며 "학교에 문의한 결과 교복 착용 시기를 연기해 5월 하복부터 착용해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무척이나 황당했다"고 전했다.
 
또 B중학교는 "무료 교복 쿠폰이나 학교발전기금 등을 조건으로 홍보를 부탁하는 교복사가 늘었다"며 "교복을 둘러싸고 특정 교복사와 학교가 유착한다는 소문이 해마다 나오고 있어, 이같은 조건부 로비가 무척이나 불쾌하다"고 말했다.
 
 
양산지역 교복공동구매
10개교 줄어 8개교에 그쳐

 
이에 교복사들의 과열 경쟁을 막고, 교복 값의 거품을 빼자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작 해당기관인 학교는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4.15 학교자율화조치로 인해 교복공동구매 권고지침이 폐지되자 올해 양산지역 교복공동구매 학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양산지역 24개 중ㆍ고교 가운데 18개교가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했던데 반해, 올해는 고작 8개교에 그쳤다.
 
게다가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과부가 교복ㆍ체육복나누기 운동을 추진, 지난달 23일 도교육청이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를 접수받았지만 양산지역은 단 한 학교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자체적으로 교복물려주기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지만, 상당수의 학교가 관리가 제대로 안돼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게다가 이 운동에 참여하는 학교는 교복 재활용시 골칫거리였던 세탁과 수선을 무료로 제공해 주고,교복 제공 학생에게는 봉사시간을 인정해 주는 등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신청 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은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사회단체 양산네트워크
교복 물려주기 운동 추진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사회단체가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나섰다.
양산네트워크는 졸업생들의 교복을 재활용해 경제적 낭비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범시민적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양산네트워크는 졸업시즌을 맞아 시교육청, 중앙동새마을부녀회, 중앙동사무소, 축협 등과 함께 교복 수거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교복을 수거한 다음, 24일부터 3일간 양산종합운동장 회의실에서 교복 물려주기 알뜰장터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양산네트워크 관계자는 "최근 치솟는 교복값 때문에 중ㆍ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한숨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책 없이 또 새 학기가 다가오고 있어 양산네트워크가 앞장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교복은 특성상 학교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의류이기 때문에 재활용하지 않으면 생활쓰레기로 처리된다"며 "따라서 교복 재활용은 가정 경제 뿐 아니라 생활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범시민적인 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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