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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돈보다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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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보다 학교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9/02/11 10:06 수정 2009.02.18 11:45

지난 4일 양산장학재단은 19명의 양산사랑 장학생에게 각각 15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했다.
 
양산사랑 장학생은 지역 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성적우수 중학생이 대상으로, 고교 3년 간 장학금은 물론 우수 대학 입학시에는 4년간 등록금도 지급된다. 그동안은 없었던 비교적 혜택이 큰 장학금이기에 중3 학생들의 역외유출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큰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선학교에서는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ㄱ중학교는 2명의 학생을 추천해야 했지만 상위 3%이내인 10여명의 학생 가운데 양산지역 고교를 희망하는 학생이 1명밖에 없었다. 그래서 양산장학재단은 당초 20명의 장학생을 선발키로 했지만 19명에 그치고 말았다. 또 ㄴ중학교는 타지역 일반계고교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을 '경쟁률이 높아 불합격 확률이 크다'고 거듭 설득해 학교 추천 2명을 겨우 맞췄다고 전해왔다. 게다가 ㄷ중학교에서는 선발기준에 해당되지만 고교 입학 후 바로 타지역으로 전학할 계획이라며 장학생 추천을 거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한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한달 과외비도 안되는 장학금 때문에 내 아이를 여기에 둘 수 없다고 콧방귀를 뀌는 학부모도 있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진학상담사례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일부 상류층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밤에 식당일을 해서라도 내 아이를 명문 학교로 유학 보내겠다는 높은 학구열을 보이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답은 간단하다. 명문 학교를 양산에 만들면 된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장학사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장학금의 배분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드는데 투자하자는 것이 학부모들의 목소리인 것이다.
 
양산사랑 장학생 사업이 무용지물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 정도 장학금이면 진학을 갈등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잡을 수 있는 동기는 된다. 하지만 이 사업이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의 전부가 되면 안된다는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중ㆍ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명문 고교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때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가 떠오른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희망한다. '돈보다 학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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