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이나 공립보육시설 등과 같은 공립유아교육시설은 사립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별도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아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양산지역 공립보육시설은 전체 224곳 가운데 2곳, 공립유치원은 176학급 가운데 35학급에 그치고 있어 자녀의 입소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경남 10개 시 가운데 양산지역이 공립유아교육시설의 개수나 원아수 면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어, 교육도시를 희망하면서도 정작 보육ㆍ유아교육은 외면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립보육시설 비중
전체의 0.8% 불과
경남도와 양산시에 따르면 양산지역의 보육시설은 224곳이고, 이 가운데 공립보육시설은 2곳, 법인ㆍ민간보육시설 91곳, 가정보육시설 130곳, 직장보육시설 1곳 등이다. 이는 공립보육시설 비중이 전체 보육시설의 0.8%에 불과하며, 경남 10개 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립보육시설은 비용면에서 타민간보육시설보다 저렴한데다, 공보육이라는 점에서 교사와 시설 수준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특히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저소득층ㆍ맞벌이부부들이 많이 선호하지만, 양산지역 공립어린이집은 150여명의 정원에 그치고 있어 대기자가 많다보니 입소 기회가 드물게 돌아오는 실정이다. 게다가 양산지역 2곳 공립어린이집은 북정동과 하북면에 각각 위치해 있어, 먼거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입소를 포기해야 하는 부모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민간시설 공립 전환
이에 대해 시는 <양산시 영유아 보육조례안>을 마련, 공립보육시설 확충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경남지역에서 창원, 진주 등에 이어 4번째로 조례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공보육 확대를 통해 보육의 사회적 분담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또 공보육 확대사업의 일환으로 국민임대아파트에 소재한 기존 민간 보육시설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지난 2일 신도시 주공7단지내 휴먼시아공립어린이집이 개원했다"고 밝혔다.
또 2009년 상북면 대석, 2010년 동면 금산, 평산동에 국민임대아파트가 공급되면 공립보육시설 설치를 위한 추가협약을 통해 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임대아파트 내 보육시설은 정원이 30~40명에 불과한 소규모로, 양산지역 7천여명 원아들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보육시설 공립화 사업 이외에도 지역별 보육수요를 조사해 일정 수요가 있을 경우 시설을 설치하고,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취약지역에 공립보육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산 공립유치원 비중
경남 10개 시 중 최하위
양산지역 유치원 역시 원아수에서 사립과 공립의 양극현상이 뚜렷하다.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공립유치원은 26곳(35학급), 사립유치원은 26곳(144학급)로 모두 52곳의 유치원이 있지만, 3천966명의 원아 가운데 공립유치원은 539명으로 공립유치원 원아의 비중이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이 수치 역시 경남 10개 시 가운데 양산지역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모들이 공립유치원을 선호하는 이유 역시 '저렴한 교육비' 때문이다. 사립유치원은 공립유치원보다 교육비가 많게는 6배 가까이 비싸다. 더구나 교육보조자재 구입 등 각종 잡비를 수시로 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양산교육청에 신고된 교육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반면 공립유치원은 한끼 2천원 미만의 급식비 외에 내야하는 잡비가 없어 상대적으로 교육비 지출이 적은 것이다.
이에 대해 양산교육청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취학전 아동의 증가에 따라 공립유치원 신ㆍ증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올해 신양초 2학급 증설, 북정초 1학급 신설에 이어 2010년에는 성산초에 2학급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독립된 행정체계인
단설유치원 설립 필요
그러나 공립유치원이 공교육이라는 신뢰와 저렴한 교육비 등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열약한 시설, 급ㆍ간식시설 미비, 통학버스 부재로 인한 교통불편, 종일반 운영 미비 등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공립유치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인 단설유치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설유치원은 말그대로 초등학교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인 행정체계와 기반을 가진 유치원 모델이다. 초등학교 빈교실을 활용해 만드는 병설유치원 시설과는 달리 유아의 신체구조에 맞는 시설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유아발달에 적합한 놀이활동, 신체활동, 학습활동을 할 수 있다.
또 병설유치원의 경우 1학급인 경우가 많아 모든 업무를 교사 혼자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나 단설유치원은 원장, 원감, 교사 등 전문인력체제가 구축되어 보다 체계있는 행정처리와 교육활동이 가능하다.
한 공립유치원 관계자는 "경남 20개 시ㆍ군 가운데 11개 시ㆍ군에 단설유치원이 설립, 운영되고 있다"며 "원아수가 5번째로 많은 양산지역에 현재까지도 단설유치원 설립계획조차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지역 보육대상인 취학 전 0~5살 1만6천500여명 가운데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같은 보육ㆍ유아교육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66%에 그친다. 나머지 34%는 엄마가 직접 키우거나 '친정엄마', '입주이모' 처럼 사적인 보육 수단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