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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학교는 새로운 교육 방법과 내용을 연구 실천해서 교육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정되는 학교이다.
연구과제를 학교의 교과과정에 직접 적용해 운영한 후 그 실천 결과를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시범학교가 수박 겉핥기식 운영에 그치고 있어, 본래 취지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문화유산교육 시범학교를 운영한 삼성초는 달랐다. 지난달 13일 시범학교 운영보고회에서 결과중심이 아닌 과정중심의 모범적인 시범학교를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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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과 모든 교육과정 접목
삼성초는 올해 초 경남도교육청 문화유산교육 시범학교로 지정, 1년간 운영해 왔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삼성초는 전 학년 교육과정에 문화유산교육을 접목시키는 교육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김만성 연구부장 교사는 “시범학교라는 제한적 상황에 맞춘 소극적인 교육과정 만들기를 과감히 탈피해, 삼성초 전 교육과정 속에 ‘문화유산 교육활동’이 그대로 녹여 들어가게 했다”며 “따라서 문화유산이라는 과목이 없기 때문에 학년별 수준에 맞춰 국어, 체육, 도덕, 음악 등 전 교과과정 속에 이를 접목시켰다”고 설명했다.
우선 학년별로 1·2학년은 학교주변의 문화유산, 3학년은 양산의 문화유산, 4학년은 경상남도의 문화유산, 5학년은 이웃 시·도의 문화유산, 6학년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체육시간에 양산학춤을 배우고, 국어시간에 역사 속 인물에게 편지를 써보기도 했다.
또 도덕시간에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는가 하면, 과학시간에는 거중기·신기전 등 조상들의 발명품의 원리를 찾아보기도 했다. 특히 재량활동시간을 통한 각종 체험활동은 학생들에게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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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문화유산공부에 푹 빠져
최지영 교감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얼마나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는 사실이었다”며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문화유산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삼성초는 3일에 걸쳐 퀴즈대회로 ‘문화유산사랑 올림피아드’를 개최했다. 도전 골든벨의 형식을 빌린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은 문화유산에 점차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또 교과서와 사진으로만 봐왔던 김수로왕릉, 한옥체험관, 안압지, 영주 선비촌 등 우리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현장학습을 병행했다. 특히 삼성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한 문화유적 고적답사, 양산사랑투어 등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가족간 소중한 체험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다.
또한 종합학예발표회 대신 ‘한울림 문화체험 한마당’을 개최, 학생들이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전통문화와 전통놀이를 직접 체험해 보며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지는 계기도 마련했다.
6학년 최희진 학생은 “수업시간이나 재량활동시간 그리고 다양한 학교 행사 등을 통해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게 됐고,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문화유산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며 “이 때문인지 우리 문화유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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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과정이 낳은 성과 보고회
토론 통한 개선점 찾는데 주력
삼성초는 1년의 시범학교 운영과정을 지난달 13일 드디어 공개했다.
운영보고회 역시 단순 운영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아닌, 함께 토론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는 ‘회원 참여형’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보고회 테이블을 모두 마주보게 설치하고, 운영보고가 끝난 즉시 그 자리에서 워크샵을 실시, 모두가 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경남도교육청 강호경 장학사는 “문화유산교육의 교과교육 과정화를 위한 방법과 단계적인 절차 등을 제시한 성공적 연구결과였다”며 “전교직원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주민들과 협력해 체험활동을 수행한 점 또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오창호 교장은 “학급에서 학년으로, 학년에서 전 학교로 문화유산교육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전 교직원들의 노력과 적극적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결과만을 위해 달려오지 않고 중간평가를 지속하며, 많은 과정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과정중심의 교육이 이뤄낸 성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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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초의 과정중심 교육이 이뤄낸 성과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한울림 합창부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초는 방과후학교 선도학교를 운영해 오며, 학생들의 소질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동아리를 개설해 왔다. 그 중 하나인 한울림 합창부는 2003년 창단 이후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왔다.
그 결과 2004년 제1회 교육감배 초등학생 합창경연대회 양산시 예선 최우수상을 수상, 양산대표로 경남대회에 출전해 당당히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올해 대회까지 5년 연속 양산시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윤희 지도교사는 “합창부 학생들이 대회만을 위해 연습했다면 대회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같은 성과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방과후학교에서 매일매일 즐겁게 연습했던 그 실력 그대로 대회에 나갔기 때문에 진짜 실력이 발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울림 합창부는 대회를 위한 무대에만 서는 것이 아니다. 매 학기마다 자매결연 시설 ‘무아의 집’을 방문,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밝고 맑은 노래선물을 드리기 위해 무대에 서고 있다.
6학년 박소영 학생은 “내가 좋아하는 동요를 불러드리는 것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즐거움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며 “비록 합창대회보다는 작은 무대이지만 평소 우리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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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창호 교장
“과정중심의 시범학교 운영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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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호 교장은 시범학교 운영이 좋은 취지와는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모든 교육활동이 그러하듯 시범학교 역시 학생의 학력향상과 바람직한 행동변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시범학교에 흥미를 가질수 있도록 운영과정에서의 변화가 필요하죠”
오 교장은 시범학교를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선행연구들의 분석을 통해 연구의 출발점을 제대로 찾고, 교직원의 충분한 사전연수로 공동의 문제인식과 사명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과정들이 선행되어야 연구과제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이해를 시키고 또 참여도 이끌 수 있죠. 또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자료공유와 중간평가 등을 지속해야 해요. 이것이 바로 과정중심의 교육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이같은 오 교장의 과정중심의 교육철학은 학교시설개선사업 또한 교육과정에 꼭 필요한 특별실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60여년 역사를 지닌 학교라 시설이 전반적으로 노후화되고 부족해 신축과 개·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대단히 많지만, 가장 먼저 손길이 미쳐야할 곳은 교실을 포함한 다목적 강당, 시청각실, 과학실, 방송실 등 수업과 직결되는 특별실이라 생각했어요”
이러한 학교장의 의지가 교육청과 시청은 물론 동창회에까지 전파되어 최근 2년 동안 이들 시설의 신축과 현대화를 무난히 달성했다.
이렇듯 ‘내실 있는 학교, 생동감 넘치는 학교가 되자’는 목표로 결과보다는 과정중심의 교육을 펼쳐가고 있는 오 교장의 학교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