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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자연’과 ‘시설’ 두 마리 토끼 거머쥔 원..
교육

[학교탐방] ‘자연’과 ‘시설’ 두 마리 토끼 거머쥔 원동초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8/04/22 10:51 수정 2008.04.29 10:51
원어민 영어수업, 최첨단 시설 완비

시골학교를 생각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두 가지 상반된 그림이 있다. 하나는 자연과 벗하며 뛰어노는 아이, 다른 하나는 낙후된 시설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 그렇다. 시골학교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접해 있지만 비교적 교육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학부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시골학교, 원동초는 다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원동초는 최근 교육시설 정비를 통해 자연과 시설 모두 갖춘 학교로 재평가 받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85여년 전통의 원동초가 변하고 있다. 더는 자연환경이 좋은 시골학교이기만 하던 원동초가 아니다. 시골학교는 교육환경과 시설, 학생 수 등 여러 면에서 도시학교보다 불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도시학교 부럽지 않은 학교로 만들어가기 위해 원동초가 변화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컴퓨터실·과학실·도서관
최첨단 시설로 깜짝 변신

최근 원동초 교육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낙후된 시설과 장비 부족으로 학생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컴퓨터실과 과학실이 최첨단 기기와 장비를 갖춰 여느 학교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도서관 역시 최첨단 도서관으로 깜짝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낙후된 급식소 조리실을 현대화하고, 안전은 물론 쾌적한 학교 환경을 위해 복도 마루 교체 사업도 펼쳤으며, 강당 무대시설도 재정비해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최근 1~2년 사이 이뤄져 학생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학교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6학년 박은혜 학생은 “그동안은 방과후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집에 가곤 했는데, 요즘에는 컴퓨터실도 가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며 “우리 학교가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고 자랑했다.

남덕현 교장은 “환경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교육환경 정비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원동초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쾌적한 교육환경까지 더해지면 도시학교 학생들도 오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양산시민신문


원어민 영어수업, 보육교실 등
시골학교서 보기 드문 교육실시

원동초의 변화는 단순히 교육환경 뿐 아니다.
시골학교의 영어반란(?)을 일으킨 것. 전교생 58명에 원어민 영어교육은 힘든 일이었다. 대부분 원동초 학생들은 30~40분 거리의 양산시내 영어학원을 다니거나, 이마저도 여건이 되지 않으면 원어민 영어교육은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원동초는 과감히 원어민 교사를 채용, 학생들에게 영어회화 수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도시학교처럼 학급 당 학생수가 많지 않기에 소규모 영어회화반과 같은 효율적인 영어수업이 가능했다.

남덕현 교장은 “처음 원어민 영어수업을 시작했을 때 원어민 교사가 신기한 나머지 자기반 수업이 아닌데도 창문에 걸터서 구경했을 정도로 학생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이제는 원어민 교사와 농담도 주고 받으며 대화할 정도로 학생들의 실력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또 1,2학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보육교실도 소규모 시골학교에서는 보기드문 것으로, 올해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안승태 교감은 “시골에서 가장 바쁜 시기인 농번기에 저학년들이 일찍 방과하면 돌봐줄 보호자가 없기 때문에 교사들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학생들을 돌봐주는 보육교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며 “또 개인차량으로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을 정도로 교사들의 제자사랑과 열정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담장 허물어 주민에게 교정 선물

ⓒ 양산시민신문
고불고불한 산길을 지나 원동면 원리마을에 들어서면 원동초 운동장의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학교 안에 있는 나무가 도로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학교 담장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원동초는 길이 200 m, 폭 5m 가량되는 학교 담장을 허물었다. 여기에 영산홍 등 화초를 심고, 자연친화적 경관석 공원을 만들었다. 이는 마을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학교 교정을 선물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고장현 교무부장은 “원동초는 단순히 학생들이 교육만을 받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 주민의 문화공간이자 체육공간이며, 휴식공간”이라며 “시골에서 학교가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기에 마을과 단절된 느낌을 줄 수 있는 학교 담장을 과감히 허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동초가 학교 담장을 허물고 조그마한 공원을 만들자 등산 전 서로의 만남의 공간이나, 등산 후 휴식공간으로 이곳을 이용하는 등산객들도 많이 늘어, 토곡산 등산객 유치에도 일조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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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 마음은 순백의 도화지다 ”

 
↑↑ 남덕현 교장
ⓒ 양산시민신문 
“도화지 같은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 안되죠.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과 생각 하나하나를 그대로 마음속에 새겨 놓는 답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사랑은 비타민이고, 체벌은 독약이죠”

37여년간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교직에 몸담아 온 남덕현 교장은 이처럼 뚜렷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떠들고 장난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행동입니다. 이것이 잘못됐다고 나무라거나 체벌해서는 안 되죠. 교사는 체벌이 아니라 모범적인 행동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고성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남 교장은 지난해 양산으로 처음 부임해 왔을 때 원동초가 낙후된 교육환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복도바닥은 내려 앉아있고, 사용할 수도 없는 노후화된 컴퓨터와 과학장비들을 보고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을 교육받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학교시설 정비에 두 팔을 걷어붙였죠”

남 교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교육청과 시청 등 관련기관에 협조요청을 했고, 그 결과 컴퓨터실, 과학실, 급식소 통로, 복도, 조리실, 상수도관, 강당 등 수많은 학교시설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 남 교장은 이후 주차시설, 교원 사택 등 교직원들을 위한 복지시설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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