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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구호만 외친 학술용역..
오피니언

[기자수첩] 구호만 외친 학술용역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8/02/26 00:00 수정 2009.02.18 11:39

"양산이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하려면 양산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 나가야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까요?"
"........."

2006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양산시가 기본계획수립 후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용역업체에 학술용역을 의뢰했고, 용역업체가 지난 19일 '평생학습도시 중ㆍ장기발전 학술용역' 결과보고를 가졌다.

이날 시와 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지역 평생학습 교육기관 종사자 20여명 등이 참석해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보고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과는 달리 보고회가 끝나자 참석자들의 표정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보고회에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보고에 앞서 지난달에는 중간보고회가 있었다. 그때 지적된 것이 사업에 구체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보고였기에 수정ㆍ보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선에서 갈무리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종 결과보고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보고회 때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두루뭉수리한 내용 뿐이었다. 우선 구체성 없는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 시민 참여를 확대시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캐캐묵은 구호 속에 구체적인 방법은 없었다.

또 양산시의 특성은 물론 지역 내 권역별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특성이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역을 4개의 권역별로 나누는 가운데 삼성동. 중앙동, 물금읍, 동면을 한 권역별로 묶었다. 다시말해 구도심과 신도시, 농어촌 지역을 한 권역으로 묶어 똑같은 잣대로 평가한 것이다.

더욱이 참고자료로 제시된 양산시 인구현황은 4년이나 지난 2004년 통계로.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타지자체에서 무분별한 학술용역 행정에 대해 그동안 수없이 지적되어 왔다. 부실한 학술용역 결과로 인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와 제주도 등 몇몇 지자체는 학술용역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용역남발을 거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도 했다.

이번 평생학습도시 학술용역은 3천여만원의 용역비가 투여됐다. 시는 행정이 해야 할 업무를 시민의 세금으로 다른 사람에게 대신 맡겼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부실한 결과를 용역회사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감시ㆍ감독에 소홀했던 시 역시 함께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구호만 외치다 끝난 보고회, 허무개그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전에 철저한 수정ㆍ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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