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교육기관들의 '은폐' 버릇..
오피니언

[기자수첩] 교육기관들의 '은폐' 버릇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7/07/03 00:00 수정 2009.02.18 11:41

얼마 전부터 '양산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는데 해당 학교가 그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분명 잘못된 일이기에 취재를 시작했고, 취재 끝에 소문이 조금 과장되어 있음을 알게 됐다.

소문처럼 학교 놀이시설물에 문제가 있어 일어난 사고도 아니었고,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려 학부모의 요구를 무시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사고는 4월 19일에 발생한 것으로 이미 2달여 가량 지난 일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제야 뒤늦게 이 사실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 것인가? 바로 학교에서 이 사실이 외부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꼭꼭 숨기다 그 상처가 곪아 터져 버렸기 때문이다.

해당학교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3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시교육청에 사안보고를 20일 가량 지나서 한 것, 학부모에게 '더는 이 사고를 문제 삼지 않는다'라는 각서를 받으려 한 것, 기자가 학교 측 해명을 듣고자 했을 때 '외부 발설은 금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회피한 것. 이 모든 정황이 '학교가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얻게 만들었고, 뒤늦게 '펑'하고 터지게 된 것이다.

시교육청 역시 이 사실을 숨기긴 마찬가지다. 학교를 대신해 해명해주는 것이 시교육청의 역할은 아니다.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학교장과 교사들 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도 지켜줘야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소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학생들과 관련된 것이라면 학교로부터 사안보고를 받아 앞으로 또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새로운 교육지침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일 것이다.
교육기관들의 의례적인(?) 은폐 버릇, 이제 고쳐야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