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겠죠… 하지만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학교 배정문제로 해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시교육청의 대답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집앞의 학교를 놔두고 1시간이 넘게 걸리는 학교에 갈 수 없다며 신도시 지역 학부모들이 재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교육청은 지난해에도 그랬듯이 학부모들의 억울함을 이해하지만 도저히 방법은 없다는 대답만 할 뿐이다.하지만 올해는 학부모들이 쉬이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재배정 등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집단 등교거부는 물론 국민고충위원회 민원제기, 행정심판 등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입장도 십분 이해된다.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신도시 지역에 중학교가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양산신도시 1단계 개발이 완료된 상황에서 더는 학교부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양산 신도시가 포함되어 있는 중학구를 세분화하는게 어떻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지역에서는 오히려 ‘광역학군제’로 도입하려는 흐름 속에서 양산 중학구를 신도시와 신도시외 지역으로 나눈다는 것은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학구 조정도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뻔히 학부모들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시교육청의 태도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신도시가 조성되고 중학교 배정문제가 제기된 지 벌써 5년째이다.
당장 올해, 내년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결방안이 없는지 고민했어야 했다. 한 예로 위치가 다소 외곽에 있더라도 시설과 환경 그리고 학습적인 면에서 우수한 명문 사립중학교를 마다할 학부모는 없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특정 학교를 기피하는 이유를 파악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보여야 했다. 5년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또한 학부모들의 가장 큰 불만이 1,2,3지망 외 학교로의 배정이 가능한 컴퓨터 무작위 추첨방식인 일명 ‘뺑뺑이’ 인 것을 시교육청이 모르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지망별로 일정 정원을 비워두는 방식이 수작업이라 힘들다면 울산처럼 70%는 컴퓨터 추첨을, 나머지 30%는 근거리 지역 학생에게 할당하는 방법이라도 시도해 보아야 한다. 이도 아니라면 시교육청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학교로 학생들이 많이 몰려 3지망에서도 떨어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이같은 극심한 반발은 막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매해 반복되는 이같은 문제가 타지역처럼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특정학교로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이기심이라면 해당 학부모를 설득하는 것이 맞다.하지만 이 학부모들은 아직은 어린 자녀가 버스 기다리는데 15~30분, 버스타고 45분, 다시 걸어서 15분을 걸쳐 힘들게 등교하는 것이 안타까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교육청에 호소하고 있지 않는가?‘시와 앞선 교육청 인사들로 인해 상황이 이렇게 됐다’는 설명은 이제 그만하고, 지금 당장 이 학부모들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의 학부모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