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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은 당나라군대? 이젠 바꿔야

현역 때 구경도 못한 구형 장비에
최저임금 10%도 안 되는 일당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
올해 예비군 창설 50주년 맞아
예비군 정예화 위한 발상 전환 필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8년 04월 10일
 
↑↑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치학 박사
ⓒ 양산시민신문  
1968년 1월 북한의 특수부대 124군이 청와대를 기습했다. 우리에게 김신조부대로 잘 알려졌던 사건인데 최전방 2선과 후방지역 방어 필요성을 확실히 느끼게 해 준 사건이었다. 그 교훈으로 창설된 예비군은 현재 총 8년의 복무를 하는데, 4년간 동원훈련을 받는 동원예비군과 나머지 4년간 향토사단의 일원으로 지역의 방위를 담당하는 지역예비군으로 나뉘었다. 그렇게 만든 예비군은 올해로 꼭 50주년이 됐는데 창설 때나 지금이나 구조나 전력은 물론 개념마저도 거의 발전한 부분이 없다.

이달에 확정한다는 국방개혁은 바뀐 전장상황에 맞춰 병력 위주의 작전이 아닌 첨단장비 위주의 선진국형 군대, 정예화된 예비전력 등으로 대체해 안보상황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최첨단 장비를 구비하겠다고 한다. 장비 관련 부분들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발전 없던 예비군에 대한 정예화 계획은 제대로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병력을 줄인다는 것일까? 실상을 보면 별다른 대책 없다. 군은 그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지난 4월 6일 ‘동원전력사령부’를 창설했지만 그 사령부도 별로 실속 없다.

현재 우리 예비군은 무려 275만명이 1970년대 수준의 조악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멀쩡하던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사람 수준이 낮아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장비나 대우 등 여러 면에서 군인으로서의 자존감을 가질 수 없는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군들은 현역병의 3분의 1, 최저임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사흘 합계 1만6천원의 일당을 받는다. 더 황당한 것은 현역 때는 구경도 못 해본 구형 장비를 지급받고 제대로 훈련도 안 한 상태에서 전쟁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전방지역에 동원예비군으로 구성되는 동원사단이 5개 있다. 이 동원사단 훈련현장을 보면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동원사단도 포병연대가 있는데 장비는 6.25 때나 쓰던 구형 견인포다. 운용하는데 무려 10~15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동원예비군들은 90% 이상이 현역 때 K-9 자주포처럼 컴퓨터로 제어하는 최신식 자주포 출신이며, 이런 자주포들은 4~5명이 한 개 포를 다룬다. 

이런 포병들을 데려다가 1년에 겨우 2박 3일 동원훈련으로 어떻게 수십개월을 연마해도 제대로 되지 않을 구형 대포를 숙달시킬 수 있나. 실제 현장에서 예비군들과 대화해보면 전시에 제대로 포탄 한 발이라도 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한다. 우리 양산은 예비군으로 구성되는 향토사단인 53사단 지역이다. 53사단은 10만이 넘는 병력으로 부산ㆍ울산ㆍ양산을 방어한다. 하지만 과연 현대전에 10만이 넘는 병력이 이 지역을 위해 필요한지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다. 과거 대학생이 얼마 되지 않던 시대에 대학생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동원훈련을 보류시키고 1년에 하루만 훈련받게끔 했다. 그러나 80% 이상 대학을 가는 요즘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배려받아야 할 그 사회적 약자들이 동원훈련을 받고 절대다수 대학생들은 동원훈련을 받지 않으니 이런 불평등이 어디 있나. 학습권은 휴일이나 방학 기간 훈련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대학생을 동원에 포함하면 사회적 불평등 해소는 물론 예비군을 8년씩이나 하지 않고 4~5년으로 줄여도 된다. 이제 예비군에 대한 획기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향후 50년의 국가안보를 설계하는 국방개혁이 병복무기간 단축 등 포퓰리즘 수단으로만 이용돼서는 안 된다. 국방개혁의 성공을 담보하는 예비전력 강화를 위해 창설하는 동원전력사령부가 쭉정이가 되지 않으려면 결국 위와 같은 혁신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를 뒷받침할 예산을 지원해 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현역 병력의 5배 규모임에도 해당 분야 예산은 국방예산의 0.3%만 배정되고, 무기는 폐기 직전의 무기, 일당은 최저시급의 10분의 1도 주지 않으며, 대학에 가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이런 제도를 혁신하지 않고는 국방개혁의 성공은 고사하고 우리 안보는 위태해질 것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8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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