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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명의 우공(愚公)이 있다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묻혀 ‘지방’ 실종
유권자 관심이 우리 삶의 변화 이끈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5월 15일
 
↑↑ 홍성현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지난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 혼자 불법주차와의 전쟁’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내용은 이렇다. A 씨는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도로를 지나다니며 “왜 차가 인도에 있고, 사람이 차도로 다니고 있을까?”, “불법 주정차 단속지역이 버젓이 붙어있는데 왜 주차를 할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초등학생들이 하교 시간에 차도로 다니는 위험한 모습을 보고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행동에 나섰다. 불법 주차를 볼 때마다 신고한 것이다. 

하지만 불법 주차는 없어지지 않았고, 그곳에 주차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심지어 신고한 A 씨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A 씨를 만류했다. “아무리 신고해도 변하는 것이 없다”, “너 혼자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것이었다.

여기에 굽히지 않고 A 씨는 불법 주차가 보일 때마다 300차례가 넘게 신고했다. 그러자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 10일 해당 도로에 커다란 주정차 금지구역 표지판과 함께 주차 방지용 볼라드가 설치된 것이다. 한 시민의 의지가 결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의 이 고사는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둔다는 의미로 쓰인다. 

아흔 살 된 우공이라는 노인의 집 앞에는 넓이가 칠백 리, 높이가 만 길에 이르는 태행산과 왕옥산이 가로막고 있어 생활이 무척 불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가족들에게 말했다. “우리 가족이 힘을 합쳐 두 산을 옮기자. 그러면 길이 넓어져 다니기에 편리할 것이다” 당연히 가족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대했다. 그러나 노인은 뜻을 굽히지 않고 다음 날부터 아들, 손자와 함께 지게로 산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무모한 짓이라며 비웃었지만 우공은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할 것이다. 그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라고 했다. 두 산을 지키던 산신이 큰일 났다고 여겨 상제에게 산을 구해달라고 호소했고, 이 말을 들은 상제는 산을 멀리 옮기도록 했다는 이야기다. 

우공이산의 실제 사례가 인도에서 있었다.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이 이야기 주인공은 ‘다쉬라트 만지히’라는 노인이다. 어느 날 그의 아내인 ‘파군니 데비’는 밖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점심을 가져다주러 길을 나섰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1959년 끝내 숨졌다. 병원이 있는 이웃 마을까지 산이 가로막고 있고, 돌아가려면 70여km를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다쉬라트는 망치와 정 등 보잘 것 없는 장비로 산을 뚫어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일념에서다.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그렇게 22년이 지난 1982년 거짓말처럼 길이 100m, 폭 9m의 길이 뚫렸다. 이 길을 이용하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데 3km, 이웃마을 병원에 가는데 5km만 가면 70여km를 돌아가지 않아도 됐다. 정부는 그에게 상을 주려고 했지만 다쉬라트는 “돈과 명예는 나와 상관없다”며 거부했다. 그는 200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6.13지방선거가 3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이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작은 마음이 큰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지방선거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가 터지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지방선거에 정작 ‘지방’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각 정당이 후보를 확정한 뒤 전열을 가다듬고 있지만 유권자 관심은 시들하다. 지금 분위기로는 지방선거가 아닌 정당 인기투표가 될 가능성마저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가 좋아서, 후보가 예뻐서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지방선거가 우리 삶의 세세한 부분을 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그들의 공약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점검할 때 우리의 삶은 바뀔 수 있다. 
 
한 명, 한 명의 관심은 아주 작을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찬란할 수 있다. 주차금지 볼라드를 세우는 데 한 사람이 300번의 신고를 하고, 다쉬라트가 혼자 22년간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었지만 27만에 이르는 우공(愚公)-유권자-이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변화의 시작은 앞당겨질 수 있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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