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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김민희 기자 / minheek@ysnews.co.kr입력 : 2017년 12월 05일
 
ⓒ 양산시민신문  
2017년도 마지막 한 장만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내 20대도 딱 그만큼 남아있게 됐다.

19살에서 20살이 되던 해는 마냥 기뻤다. 이제 야간자율학습도 끝이고 교복도 입지 않아도 됐다. 화장도, 머리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같은 교문을 지나 같은 교가를 불러야 했던 지겨운 6년의 중ㆍ고등학교 생활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행복했다. 무엇보다 원하던 과에 가게 돼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는 것도 설레기만 했다. 물론 금방 후회했지만.

어느덧 10년 전이 돼 버린 2007년 12월 31일에는 뭘 했던가 돌아보니 앞으로는 자주 만나지 못할 친구들과 우정 여행을 떠났음을 사진으로 알게 됐다. 10대와 20대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때 여행은 사진으로 확인해야 겨우 생각날 정도다.

지난 9년의 나는 풋풋한 20대 젊음을 가지고 살았을까. 남들 말마따나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세상에 부딪혀 봤을까 생각해보지만, 고개만 가로 지어지는 게 영 아쉽다. 10대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와 성적, 과제에 알아서 얽매여졌고 반짝이던 꿈 대신 취업에 발 묶여 있기 바빴던 날들, 그리고 일을 핑계로 무기력하게 보냈던 시간…. ‘자유’를 핑계로 시간을 방탕하게 소비하는 법밖에 모르는 내가 벌써 서른이라니! 어디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다.

서른이 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서른을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는 나이’라고 말하고, ‘직업을 선택할 마지막 기회’라고도 한다. 이런 것이 아니라고 해도 꼭 이루고 싶은 꿈도 더 늦기 전에 이뤄야 하고, 친구들도 꾸준히 만나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나만의 독특한 취미와 특기도 살려야 하고, 연애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하고, 지금까지 커리어도 돌아봐야 하고…. 이 모든 것을 생각해볼 때라고 한다.

결국, 나를 이해하고, 내 삶에서 원하는 게 뭔지 깨달아야 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다.

친구들과 만나도 늘 대화 주제는 ‘이제 30대인데’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기업에 잘나가는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닌 이들이 둘러앉아 월급과 회사, 적금과 청약, 연애와 결혼, 뭐 하나 우리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기 바쁘다.

그중에는 예전 꿈을 다시 찾기 위해 펜을 잡기로 한 친구도 있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옮긴 친구도, 꾹 참으며 현재를 이어가기로 한 이도 있다. 각자 다른 삶과 꿈,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두려움과 막막함은 모두가 같아 보였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서른’이 다가오면 떠올리게 된다는 노래를 들어보니 멀어져가는 청춘과 아무것도 이뤄놓지 않은 현실을 번갈아 보게 된다. 그리고 공허하고 복잡해지는 감정에 두려움도 딸려온다. 그래도 ‘서른 그거 별거 아니’라는 주변 말에 작은 위로를 받으며 내일을 맞이하려 한다. 마냥 마음 편히 기다릴 순 없지만, 어찌하겠는가. 부담스러워도, 싫다고 발버둥 쳐도 2018년은 다가올 텐데.

누군가 내게 10대, 혹은 20대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하면 나는 거절할 것이다. 그 시간이 돌아가고 싶을 만큼 간절한 시절도 아니었고, 뭔가를 열정적으로 했던 시절도 아니었기에 사실 딱히 그립지 않다. 그렇기에 다가올 30대는 먼 훗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느낄 멋지고 그리운 날로 기억됐으면 한다. 그렇게 채워가고 싶다.
김민희 기자 / minheek@ysnews.co.kr입력 : 2017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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