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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 사건 1년… ˝6월 두렵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1년 전 밧줄 사건 피해자 유가족
양산사람들에게 손편지 전해와
“따뜻한 마음 간직하며 지내”

슬픔 이겨내려 부단한 노력 중
독수리 5남매도 일상에 충실

엄아현 기자 / coffeehof@ysnews.co.kr입력 : 2018년 06월 05일
지난해 6월 8일 덕계동 한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인부가 갑자기 12층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안전사고였을까. 아니다. 살인사건이었다. 누군가 옥상으로 올라가 커터칼로 밧줄을 끊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끄러워서… 홧김에…’ 

모두가 치를 떨었다. 웅상주민이 분노하고, 양산시민이 가슴을 쳤다.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생명을 지탱하는 밧줄을 끊은 가해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숨진 희생자가 70세 노모를 모시며 5남매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탄식했다. 밧줄에 매달린 것은 1명의 생명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분노를 넘어 마음을 움직였다.

양산지역 온라인커뮤니티 모금 시작

양산사람들이 5남매의 튼튼한 안전망이 돼주겠다고 나섰다. 비록 희생자 가족이 양산사람은 아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김 씨 가족을 돕고 싶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시작은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웅상이야기’, ‘러브양산맘’, ‘양산사람들’, ‘만원의 행복’ 등 양산사람들이 모여 있는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금과 기부에 적극 나섰다. 양산시, 양산경찰서, 양산시의회 등 행정기관도 동참했다. 

개인 기부자도 줄을 이었다. 시외버스 타고 양산을 직접 찾아와 성금을 건넨 가족, 얼마 전 사별한 아내 장례식 조의금을 기부한 남편, 익명을 요구하고 거액의 성금을 전달한 기업인, 미국에서 성금을 보내온 동포…. 사는 곳도, 금액도, 그리고 기부에 동참하게 된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유가족을 응원하는 진심 어린 마음은 똑같았다. 

그리고 정확히 1년이 지났다. 독수리 5남매는 잘 지내고 있을까? 27개월 된 막내는 여전히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것을 좋아할까. 넷째는 의젓한 초등학생이 됐을까. 한참 사춘기를 보내던 첫째, 둘째, 셋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리고 남편을 잃은 미망인은…. 

그런데 마음이 전달된 것일까? 지난주 본지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희생자 장인인 권상우 씨가 직접 쓴 손편지였다. 그는 본지 지면을 빌려 양산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1년 만에 다시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1년 만에 본지에 유가족 편지 도착

권 씨는 ‘고마우신 양산 33만 시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양산시민 여러분이 보내준 고맙고 따뜻한 마음을 고이 간직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권 씨는 먼저 독수리 5남매 근황을 자세히 알렸다. 그는 “고3인 첫째는 충격으로 병원 신세를 자주 지곤 했지만 지금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둘째는 체육중학교로 옮겨 운동에 매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밝고 활달한 성격의 셋째는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 됐고,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넷째는 경찰공무원이 되겠다며 큰 꿈을 그리고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39개월이 된 막내는 여전히 아빠를 찾고 있고, 아이들 엄마인 미망인도 슬픔을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현재 친정 부모님 댁에 들어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살인범 죗값 치르도록 탄원서 보내

권 씨는 6월이 두렵다는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우리 딸애와 손녀 손자들이 그 날의 슬픔을 떠올리게 될까 봐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가해자가 지난 4월 2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감형된 것이다. 가해자는 범행 당시 정신질환과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어 무기징역이라는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제 대법원 판결만 남았다. 

권 씨는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 없이 살았지만 웃음이 항상 넘쳤던 우리 가족이 지금은 적막강산이나 다를 바 없다. 그 사람이 재판과정에서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분통 터지는 심정까지는 아니었을지 모른다”며 “대법원에 탄원서를 보내 충분한 죗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읍소할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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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아현 기자 / coffeehof@ysnews.co.kr입력 : 2018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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