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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장 업무추진비 편법 사용 놓고 불붙은 공방

강태현 변호사 불법자금 모금 주장
업무추진비 집행현황 자료 바탕
매달 수백만원 ‘카드깡’ 의혹 제기
민주당 시의원, 시장 사퇴 촉구

나동연 시장 기자회견 열고
“부서장 전결이라 몰랐지만
업무추진비 관리는 허술” 인정
수사 적극 협조, 정치적 의도 의심

강 변호사, 울산지검에 시장 고발
지방선거 앞둔 지역 정치권 요동

장정욱 기자 / cju@ysnews.co.kr입력 : 2018년 02월 13일

오는 6.13지방선거 양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태현 변호사(49)가 나동연 양산시장이 업무추진비를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현금화하고 이를 나 시장 본인은 물론 정책보좌관과 비서실장, 일부 언론인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카드 허위결제, 즉 ‘카드깡’은 불법인 만큼 만약 강 변호사 주장이 사실일 경우 후폭풍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12월과 7월 ‘업무추진비 및 방위협의회 예산 집행현황’ 내용을 제시하며 나 시장이 카드깡을 통해 12월에 575만원, 7월과 6월에 각각 266만원, 452만원씩 불법자금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제가 확인한 3개월 치 내용에서만 1천200여만원 정도인 것을 미뤄보면 연간 3~4천만원 이상 자금을 ‘카드깡’을 통해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나 시장 본인과 나 시장 아내, 비서실장, 정책관 등이 나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가 ‘카드깡’ 근거로 제시한 지난해 12월분 ‘업무추진비 및 방위협의회 예산 집행현황’을 보면 ‘현금확보(업무추진비)’라는 항목이 있다. 해당 항목에는 지역 식당 14곳에서 ‘업무협의’를 목적으로 적게는 10만500원, 많게는 75만8천원까지 모두 575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강 변호사가 이를 놓고 카드깡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현금확보(업무추진비)’라는 제목과 함께 세부내용에 날짜와 금액, 집행 건수, 총액까지 정확히 일치하는 ‘수입’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금확보(업무추진비)’는 카드깡을 한 기록이며, 카드깡을 통해 얻게 된 현금을 ‘수입’으로 잡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지출 내용을 보면 축의금과 조의금 등 일반적인 업무추진비 집행 이 외에 ‘기타’ 항목에서 언론인과 공무원(정책관, 비서실장)에게 지출한 기록이 있으며 특히 나 시장 아내 숙박비(콘도)로 지출한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12월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과 7월 자료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과 7월 경우 ‘현금확보(업무추진비)’는 7월 내용인데 ‘수입’은 6월 내용이 기록돼 있다”며 “이는 아마도 기존(6월) 자료에 7월 내용을 덮어쓰기 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실수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는 양산시청 홈페이지에서 해당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자신이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이후 홈페이지 공개자료 내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강 변호사는 자신이 홈페이지에서 해당 자료를 확인할 당시 촬영한 동영상을 SNS에 올려놓았다며 자료 출처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 양산시민신문

강 변호사 기자회견에 이어 지난 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산시의원들도 나동연 시장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차예경 의원을 비롯해 박대조ㆍ박일배ㆍ서진부ㆍ심경숙ㆍ이상걸ㆍ임정섭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은 ▶철저한 검찰 수사 촉구 ▶업무추진비 실태 조사를 위한 임시회 개최 ▶감사원 감사 등 행정 조사 ▶추경 예산 편성 보류 ▶나 시장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의원으로서 예산이 잘 쓰이도록 견제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업무추진비 문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먼저 용서를 구했다. 이어 강 변호사가 주장한 내용을 열거하며 “시장 임기 8년 동안 수억원의 시민 혈세를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합리적 의심을 품게 된다”며 “나 시장은 이런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고도 공무원에게 자정을 요구할 자격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 폭로에 이어 시의원들까지 ‘사퇴’를 요구하자 나동연 시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뜻을 밝혔다. 나 시장은 별다른 보도자료 없이 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약 15분 동안 이번 사태에 관해 이야기했다.

나 시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업무추진비는 감사를 통해 늘 확인해 왔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사실은 이번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수사당국에서도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모든 부서에도 있는 그대로 조사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무추진비 사용은 부서장 전결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나 시장은 “(업무추진비 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종 책임은 시장에게 있는 거니까 어떤 결과도 피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 시장은 이번 파동이 정치적 의도가 많이 깔린 것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드깡’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카드깡이라고 보긴 어렵고 아무튼 문제는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한 시장 본인이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보이는 대목과 아내가 업무추진비로 숙박비를 결제한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시장 명의로 집행한 현금은 아마 어떤 단체에 격려금 등으로 쓰였던 것 같다. 조사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변호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ㆍ<공직선거법>ㆍ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지난 9일 울산지검에 나 시장을 고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권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장정욱 기자 / cju@ysnews.co.kr입력 : 2018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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